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취중진문

술에 취해 비틀거리기도풀에 취해 미식거리도 하다​강두렁에 서있는 여자필시 너여야 할텐데하고 뛰어가보면 허수아비도 아닌굶주림이 넘쳐댄 허상이곤 했다​보다 착한 여자는 많아도맥주에 물 타먹는 여자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것이나의 탓은 아니지​너는 땅으로 꺼졌다옆동네 살면서 단 한번마주한 일이 없는 것은운명인가?​이 토록 내보이고 싶지 않던나의 글에 의미를 묻는 네게참지 못한 마음의 실체를차마 고백할 수 없는 난마주할 자격이 없을지도​아 그립고 그리우나외로운적 한번 없는 이별그칠 길 없어 미쳐가는별 볼일 없는 삼십대를어리석게 앞 다투어 가는군​유월 마지막 밤여적 녹지 않은 마음이별하는 길이 멀리도 있다​

이 별에서 못한 이별

스며드는 작별에되려 담배를 끊는 것은수분기 많은 누구의눈물샘 덕​네 날숨 없는 공간에볕 닿을리 전무한데곰팡이균 모사한간질거리는 폐병남 탓 하고싶지 않거든​흐르는 상처에도눈물이 나지 않아가게 두었다이왕이면 뛰어 가도록더욱이면 날아 가도록​서슬퍼런 사랑끔찍히도 뜨겁게스산한 눈물수분을 털고 털어도볕 없이 마를 수 없는이 별에서는 못 할이별​머나먼 은하 에서는할 수 있을테니조금 더 기다려보자그때가 오고그 별로 가면(못내 다시 사랑하고 싶을지도)

더는 나의 것이 아닌

심장이 그만, 앓느니 죽으려 한다꽃향기에 역류하는 혈관칠월이면 가슴 절절한 통증에되찾지 못하면 잃으라 한다​치매 걸린 할매도기억하던 오십년된 서방 얘기낙뢰에도 떨지 않던 심방이너의 기억 찰나에각혈을 토해 얼굴 벌겋게 한다​속속들이 시든 수련앞에 토로했다아픔 없이 너도 없고너 없이는 혈맥이 그러하다고눈짓 한번에 떨릴 심장 가여워찾지 못하였다고​심장도 너도 더는내것 아닌 줄 모르고앓느니 죽으려 한다​날마다 방망이질에제 가슴 패이는 줄 모르고와중에 너 아른한 것 모르고앓느니 차라리

충청북도 김물렁씨의 사랑

내 덕에 아파하는 너를 보는나는 통각이 도무지 밉다애꿎은 숨통 조이며고통 틈에 발길질해정 없이 하려드는 순장 이름끝에 넣어두신 돌 무색하게마음 단단하지 못하다그런 김물렁씨를 믿는모 눈물씨 상상 못하게오늘도 돌밭을 구른다​ 어어 돌 굴러가유억 하는 외마디로 얻은 자유너를 목놓아 새기는 통각의 유언심장은 평생 뛰기만 하니가끔 쉬기도 해야지 자비로운 해방 덕에 속 시원하다그래뵈는지 시원하냐 묻는 너와눈물 쏙 빠지게한바탕 웃고는말한다암만봐도분질러진 것 같은디

거품사랑

넌 눈처럼 사랑한 줄 알았지?바람 부는 때 찾아와바람 지는 날 흔적도없이 사라지는 줄 알았지?​난 소금처럼 사랑할 줄 알았다!숭고하게 사랑하다바다되어 희생하고나 떠난 이여생 싱거운 줄로 알았다!​사랑으로 함부러 시 쓰지 말아눈처럼 녹고소금처럼 녹고비누처럼 녹았다​까만인간 깨끗해질 기세 없이하얗게 퍼주기만 하다니 청춘 다 녹았다.​​

사랑상실

기억이라는게 요즘 부쩍 무용하여마셔대는 중간 떠오른 것들을 무작위로 적어댔다​복기하고 싶지 않은 기억에세포는 삶의 의지를 잃고 자멸한다생애 마지막 기억은너에게 순애하지 못한 순간일까 두려웠다​잃기 싫어 잊는 추억이 있으리라 추호도 몰랐다나 살자고 품어대는 뇌의 아가페,미안하지만 내겐 죄 받을 자격이 있다함부로 날 인양 말아라정죄를 망각 시키려도 말아라지금이 아니더라도 받아야 할 재난임에​상시 너를 지켜보고만 싶다더는 그리할 수 없는 것을 여태 잊을 정도로

노가리

페인트를 정신없이 칠하다환기할 시간이 되었나 시계를 보곤모눈종이 귀퉁이에 편지를 적었다​이날따라흉작한 마음에사랑한단 말만되풀이 했다​진득하게 선채로오른 어깨가 피로하여왼팔로 바꿔가며 붓질하다당신 생각에 쉴 틈 놓쳐쉼 없이 뻐근하다​발바닥에 박힌 물집이아픈건 둘째하고걸음마다 밟히는게꼭 누구하고 같아오늘밤도 편지 했다​주말까지페인트질만 하려했다없는 종이모눈 얻어다 편지하는 짓 말고페인트질만 하려했다​

눈밑 골짜기

눈밑 골짜기 세 들어 산다몇방울에 아까워서남몰래 숨어 쓰고산다빗방울에 쓸려갈까하염없이 닦아주며 산다물 그림자 부끄러워하늘빛에 말리면서 산다​눈밑 골짜기 세를 주며 산다세입자 낭비할까피곤한척 하품한척 산다세입자 안타까워장마철에 우산 안챙기고 간다세입자 지칠까이부자리 일찍 펴고 잔다​눈밑 골짜기 세대갈등에혹여 홍수라도 날까너를 멀리하며 산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