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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한궤도

서로를 가질수록시공간이 기구해지고당신의 어깨는 일그러지는 일이었다​자성이다성질을 밀어내는운명으로 태어난태생적 형벌이다​그럼에도 손아귀가자꾸만 운석처럼자기장을 파고든다​분명우주의 충돌이 돌아올 것이다나는 지구 반대편으로하염없이 쏟아질 것이다 ​낙하하는 용기를 뒤로하고저편을 바라본다 ​이것은 무한하거나유한하며 끝이 없거나끝이 있다면그건 아주 멀리 있겠지 ​근원을 등지고세계를 튕겨낼 마음으로서로를 안는다​내가 사랑하는 유일의 질량이여기 이 궤도안에 있다

모기

삶의 숨통을 거역하고저가 앓기만 할 날숨을 품은 적혈구 따위가새벽의 영면을 벅벅 긁는다 ​남들은 창문만 열고 자는 방 안에서나는 에스키모처럼 피 끓는 몸통으로에어컨을 껴안는다 ​밤 사이 뱉은 한숨으로네 이름 석자가계속 가려울 것이다 ​그렇게 부어오른 마음이꺼지지 않도록 오래오래 긁을 것이다 ​이후에참지 못한 전화가 옮긴 탄소 몇 모금에우리는 밤새 위독할 것이다

팔월의 복날

불 같은 팔월이 지난다비가 오는 날이면숨 쉬고 싶어하는 지렁이와몸이 무거운 잠자리는빈번한 사체가 됐다 ​누군가에게 돈은 있다가 또없어지는 것 인데내게는 갯조개의 아가리처럼힘껏 달궈도 타버릴 뿐열리지 않는 것이 되었다 ​하루에 의식적으로세번 하늘을 보는 일절경의 노을을 남몰래지키는 일그를 두고두고 마음에만담아두는 일저렴한 노동에도 무언가는지켜냈다 라고 말하고 싶다 ​불가능 끝에 불능이 되지 않기를나는 저력한다열두시간 일하면서 열시간은 그가 보고싶다그리움에도 세를 놓았나 싶다​구겨지는 지폐는 있어도찌그러진 동전은 없다 ​팔월은 덥고그가 유복했으면 한다

까마득의 절벽

내 마음에는 까마득의 절벽이 있다 ​보내고 싶은 마음 보내지 못한 마음 ​낭떠러지 하루에도 몇번씩 데구르르 ​던져버리는 까마득의 절벽이 있다 ​조약돌 무더기 같던 마음이 어느새 ​오랜 세월 이 마음들 끄트머리 ​해수면을 차곡차곡 높이고 ​녹지 않는 외방향의 소망으로 ​서서히 절벽을 감싸든다 ​까마득의 절벽은 이 이상 ​까마득하지 않게 되었다 ​사랑의 마음 그리움의 마음 ​제각기 결코 항해할 수 없는 마음이 ​고립되어 끄끝내 이 사단이 났다 ​일생일대를 범람하는 유일의 샘물 ​내가 막을 수 있을까 ​마음조차 뗄래야 떼놓을 수 없는 것을 ​사소한 발버둥도 없이 ​이렇게 맥없이 휩쓸린다​숨가쁘게 몰아치는​평생을 표류하고 싶은 물결​이 마음에는​까마득의 절벽이 있다

뎌디게 오래도록

피지 못한 꽃은 슬프고져버린 꽃은 아프다 ​살아남은 차에사계절을 너무 여럿보아슬픔이 한강이다 ​가슴이 자꾸허옇게 뜨는 것은소모한 애정이돌아오지 못하는 것이다​참는 것으로 사랑하는 날이길다너는 갚지 못할이자를 쌓고있다 ​밤이 고프다잠을 아껴 네 생각을한지 오래​길어지는 계절에서지나치게 너를 기다린다 ​난폭한 슬픔이 마음 버리기 쉽지 않다 ​매일 슬퍼도매일 사랑하리 ​꽃이 앓는다계절의 손실이다뎌디게 오래도록 피어라 ​이렇게 네가일찍이 그리운 여름

목놓아 아픔

무언 너머로 그대의들썩거리는 흐느낌에 화들짝 ​무언가에 늦은 척앗, 이제 가봐야겠다수화기를 내려놓습니다 ​나는 그대를 울린적이 없는데나 때문에 그대는 자꾸만 슬퍼집니다 ​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마는이렇게 아픈데도 내가 청춘이라는 것이하여간 놀랍습니다 ​놓아주어야 맞는 당신을왜 이렇게 놓아주기 싫은지이리 놓아줄 수 없는지어찌하여 놓아줘야 하는지아픔 앞에서는 꼭목 놓아 침묵 합니다 ​전화가다시 울립니다 뒤이어진동하는 두근거림에 난 ​모든 일을 마치고마저 사랑만 하고 싶습니다

잠투병

네가 없이는 하루를 다 채우지 못하는 때가 있었다새벽통에 눈이 떠진 날이면 너를 남용하고 싶었다나의 일대기에 묻어있는 따뜻함이 살지 못해 사라진 것 같았다 ​왜 더 사랑하지 못했을까 왜 다 사랑하지 못했을까수년을 봐도 익지 못한 낯이 여전히 눈 두덩이에 어려있다 ​잠투병돌이킬 수 없는 삶을 쏟은 것만같아잠을 이룰 수 없어​눈물을 분수처럼 쏟아도너는 마를 날이 없다​

잔혹순보

소문 없는 사랑이 날 찾아온다 ​사랑같은 뜬구름이었던가 ​아무튼 그것을 하릴 없이 ​먹고 빨고 지지고 볶고 ​내 안에서만 애타는 너와 ​손 한번 잡기도 어려운 물정이 ​이해 않는다 이곳이 감옥인가 ? ​너와 떠나고 싶다 섬으로 ​우리 외에 머리칼 한올 없는 ​외딴 바다로 아침부터 밤까지 ​오로지 너로 채우고 싶다 ​미친 사람, 미친 사랑 ​할 수 없기에 절실하게 미치는 마당 ​넌 나를 추호도 알 수 없다 ​어떤 예상보다 상상이상 난 잔인하다 ​떨어지고 싶지 않다 ​놓아줄 수 없는 내 손아귀 ​관절이 그래​모든 연골이 각기 너를 원한다​해가 진 저녁, 호시탐탐 굶주린 인간 그래 ​내 피는 너로만 솟구친다​​​