썸머스윔 여물지 않은 소나기가 익으면지구는 알맞게 뜨거워진다그런 시절에는 유독 가난했다몹시 건조해지는 눈물샘은우물같은 슬픔이 고이고너는 너 없이 지내본적이 있니라는 심정으로깍지같은 손을 놓아야 했다손이 있는데 손을 잃은 오른손은지문없는 말을 지어내고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대도 너는 떠날거지이런 가여운 질문에대답않고 흐느끼는 시냇물에첨벙첨벙어푸어푸퐁당퐁당밤을새워 수몰된 우리네 마음 단추 시집 ≪장발장의 사랑≫/1장 - 1년 후 2025.09.29
신철규, 눈물의 중력 십자가는 높은 곳에 있고 밤은 달을 거대한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한 사람이 엎드려서 울고 있다 눈물이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바닥 모를 슬픔이 너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눈을 감으면 물에 불은 나무토막 하나가 눈 속을 떠다닌다 신이 그의 등에 걸터앉아 있기라도 하듯 그의 허리는 펴지지 않는다 못 박힐 손과 발을 몸 안으로 말아 넣고 그는 돌처럼 단단한 눈물방울이 되어간다 밤은 달이 뿔이 될 때까지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기타 시인의 시 2024.05.29
문정희, 비망록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기도를 하고밤이면 고요히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기타 시인의 시 2024.05.23
김용택, 산 하나 흩어지고 사라질 내 시간들이 당신 생각으로 저 산 단풍처럼 화려하게 살아오르고 고운 산 하나 내 눈 아래 들어섭니다 당신, 당신만 생각하면 그냥 당신이 그립고 한없이 세상이 좋아집니다. 기타 시인의 시 2024.02.01
나태주, 내가 너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,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··· ···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. 기타 시인의 시 2024.01.17
아득히 먼 춤 우리는 모두 평생 닿을 일 없이 각자의 궤도를 떠도는 별들이다 별과 별사이 수억광년의 거리 속삭이듯 말해서는 평생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온몸으로 춤을 춘다 그 별은 당신에겐 아직 판독불가의 전파에 불과하겠지만 언젠가 당신의 안테나 닿기를 바라며 춤을 춘다 《KBS 드라마 스페셜 2016》 시리즈 중 아홉 번째, 아득히 먼 춤, 신파랑의 편지 中 기타 시인의 시 2023.12.20
이애경,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이별이 아픈 이유는 우연히라도 너와 더 이상 마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내 삶의 반경이 움츠러들기 때문이다. 너에게 가는 데 익숙했던 발걸음을 다잡고 익숙한 거리를 피해 애써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하는건 마치 관성을 거스르듯 자연의 법칙을 깨는 일이라 몇 배의 힘과 노력을 요하는 서툰 작업. 쓰지 않던 마음의 근육을 써서 너에게로 가려는 마음을 제자리로 당겨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. 이애경 에세이,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中 기타 시인의 시 2023.12.08
공석진, 너를 어쩌면 좋으니 그리울 때마다 바다를 퍼 담은 어항은 얼마나 출렁였던가 밀리고 썰리고 흔들릴수록 쉽게 엎질러지는 작은 물의 나라 그 속에 갇혀 있는 슬픔을 깊숙이서 건져내어 위로하여 어루만지네 상처가 덧나 흉측하게도 변했구나 만신창이인 너를 어쩌면 좋으니 기타 시인의 시 2023.11.29