김은경, 그때 우리 사랑에 확성기가 있었다면 그때 우리 사이에 확성기가 있었더라면 내 운명은 조금 달라질 수도 있었을까 그랬을까 열리지 않는 너의 문을 열 수도 있었을까 쩌렁쩌렁, 내 사랑을 무일푼으로도 줄 수도 있다고 8월 땡볕 아래서 하루 종일 외쳤다면 너와의 흥정에 내가 조금만 더 적극적이었다면 그랬다면, 내가 돌아 나온 운명의 그 골목길에 아직 네가 서 있을 수도 있었을까 기타 시인의 시 2023.10.15
김우석, 올베르스의 역설 나는 오작동하는 네 이름의 이진법 때때로 너를 사랑하여 행성에 발자국 같은 앓는점을 새긴다 우리 은하에도 밤은 있을까 티끌만큼의 일생을 바쳐 네게 도달하는 꿈을 꿔야지 너는 힘차게 존재하는 아기별의 표면 끝 없이 팽창하는 눈물 끝에 우주가 잃어버린 우리의 행성 기타 시인의 시 2023.10.13
류시화,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기타 시인의 시 2023.10.13
권영상, 하루살이와 나귀 해 지기 전에 한 번 더 만나 줄래? 하루살이가 나귀에게 말했습니다. 오늘 저녁은 안 돼. 내일도 산책 있어. 모레, 모레쯤 어떠니? 그 말에 하루살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섭니다. 넌 너무도 나를 모르는구나. 기타 시인의 시 2023.10.13
김성민, 중력분과 박력분 슈퍼에 갔다 밀가루 파는 데 중력분이라는 게 있다 중력 지구가 우리를 당기는 힘 중력분 뭔가를 당길 수 있을 것 같다 예슬이한테 살짝 뿌려보고 싶은 가루다 그 옆에 박력분도 있다 이건 나한테 뿌려야 할 가루 같다 기타 시인의 시 2023.10.11