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추 시집 ≪장발장의 사랑≫/2장 - 1년 전

쑥꽃

김가 단추 2025. 10. 2. 16:51

해돋이로 물든 구름이나

도심 속 느닷없는 풀꽃같이

어여쁜 것을 본 낮이면

초라함에 지쳐 잠이 오곤 했다

걸어오던 삶이

현재와 함께 흔들리고

미래는 두려워

사랑하는 사람 몰래

홀로 있는 초겨울 들판에서

안락하게 울음을 삼키던 순간

정작 두려워한 것은 두려움 뿐인데

내가 죄 없는 영혼을 용서하지 않으면

이 갸날픈 청년은

눈 부시게 외로운 달을

호롱에 비유하고

태양과 비교하며

서러워하지 않을까

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그녀와

사랑하는 타인을

저보다 더 사랑해선 안되는데

그래서는 안되는데

사랑을 마음 먹은 저녁

몸 안 꿈들이 모공 모공 마다 타올랐고

눈물을 애써 닦아준건

결국 나 뿐 이다

- 쑥에도 꽃이 피더라구

쑥갓이 아니라 쑥꽃이 있더라구

향은 쑥갓인데 꽃이더라구

쑥갓이 아니라 쑥꽃이 ..

'단추 시집 ≪장발장의 사랑≫ > 2장 - 1년 전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초겨울  (0) 2025.10.02
그 해 살이 꽃  (0) 2025.10.02
귀갓길 혁명  (0) 2025.10.02
그리움도 너의 일부라면  (0) 2025.10.02
여름 지게꾼  (0) 2025.10.02