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추 시집 ≪장발장의 사랑≫/2장 - 1년 전

너답게 살기로 했다기에

김가 단추 2025. 10. 9. 22:53

너는 너답게 살기로

결정했다기에

영문도 모른채

곧장 그러라고 했을 뿐

너는 너다워지기 위해

얼만큼의 나를 돌려보내야 했으며

나는 너에게 향하기 위해

얼만큼의 나를 희생해야 했는지

눈에 뵈는 하롱 꽃잎도 건져내기

힘든 손으로 너의 마음을 어떻게

돌려내겠다는 건지

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

내게 모진 것들인지

영문 모를 밤을

여럿 떠나보냈다

싫어하는 것들에 대해 실어하여

모두가 날 조용으로 기억할 무렵

다시

나 답게 살기로 했다

나 답게 사랑하기로 했다

다만

죽기 살기로 사랑하는 일은

포기하고 싶었다

그런 삶 없이도 난 충분히

살아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

그런 삶을

두번씩 살기에는

심장이 너무 왼쪽에만 있었다

고 생각했다

이토록

나답게 살기로 한다

너는 너답게 다시

나답게 다시

 

발음하고 싶은 문장에

기어코 너의 소리가 난다

그렇게

너처럼 너를 떠올린다

너보다 더 너를 사랑하는

 

다시

다시

하면

온통 오른쪽이 두근거렸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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