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추 시집 ≪장발장의 사랑≫/3장 - 6년 전

초행

김가 단추 2025. 9. 29. 17:50

허름한 소나무에 세 들어 삼대를 품어내는 까치가

나의 처지를 나타내듯 하였다

좁은 침대 위에서 독립영화를 보며

이야 각본 참 잘썼다 하고

불평없이 껴안았더랬지

온갖 낯 간지러운 별명 중 유독 간지러운 별명

예쁜사람, 옆동네 연못이 한겨울에는 참 지저분했는데

늦봄에 연꽃이 하도 예쁘게 떠 있길래 당신 생각이 났어요.

실은 그 꽃이 조화인줄로만 알았는데

꿀벌들이 삼삼오오 퍼질러 앉아 있더라구요.

이 꽃은

흙밭에서 피는 꽃인듯 하다

그 꽃말

너 말고는 퍽 어울릴 사람 없기도 하다

사랑한다는 말 듣기 참 어려워

속이 상하던 그저께와 달리

오늘 들어보니

속도 없이 좋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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