뱃사람
가장 많은 일몰을 받아먹은 사람
그가
섬
배
등대는
어째서 혼자냐고 한다
그 중 저가 섬이라면 쉼표 없이
고백을 쏟을텐데
라고
끝여름에 서려있는 사랑해 를
폐 속 잔류한 호흡 한줌까지
그에게 맡긴 채
바다를 지탱하는 가장
낮은 육지로 잠길텐데
라고 한다
아느냐고
그것을 아느냐고
수몰된 마음은 구태여 진자리를 남기는 것을
아느냐고
라고 한다
사공은 우뚝 서 있는데
어선만 허우적 댄다
나는 속으로 미역을 뭉치로 엮어
다시 속으로
그에게 꽃다발처럼 내밀고는
또 속으로
이실직고 한다
수평선이 무너져 내릴 때요
등대를 안아만 주고 싶어요
뱃사람
뒤집어진 꿈을 꾸고 육지가 뒤바뀐 해상인간
새우만 사는 줄 아는 바다에
귀뚜라미가 밤새 우는 것을
난 몰랐다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