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추 시집 ≪장발장의 사랑≫/2장 - 1년 전

해상인간

김가 단추 2025. 10. 14. 20:45

뱃사람

가장 많은 일몰을 받아먹은 사람

그가

등대는

어째서 혼자냐고 한다

그 중 저가 섬이라면 쉼표 없이

고백을 쏟을텐데

라고

끝여름에 서려있는 사랑해 를

폐 속 잔류한 호흡 한줌까지

그에게 맡긴 채

바다를 지탱하는 가장

낮은 육지로 잠길텐데

라고 한다

아느냐고

그것을 아느냐고

수몰된 마음은 구태여 진자리를 남기는 것을

아느냐고

라고 한다

사공은 우뚝 서 있는데

어선만 허우적 댄다

나는 속으로 미역을 뭉치로 엮어

다시 속으로

그에게 꽃다발처럼 내밀고는

또 속으로

이실직고 한다

수평선이 무너져 내릴 때요

등대를 안아만 주고 싶어요

뱃사람

뒤집어진 꿈을 꾸고 육지가 뒤바뀐 해상인간

새우만 사는 줄 아는 바다에

귀뚜라미가 밤새 우는 것을

난 몰랐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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