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. 역사(役事)를 하노라고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 내어놓고 보니 도무지 어디서인가 본 듯한 생각이 들게 모양이 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걸을 메고 나가더니 어디다 갖다 버리고 온 모양이길래
쫓아나가 보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큰 길가더라.
2. 그날 밤에 한 소나기 하였으니 필시 그 돌이 깨끗이
씻겼을 터인데 그 이튿날 가 보니까 변괴로다 간데온데 없더라
어떤 돌이 와서 그돌을 업어 갔을까 나는 참
이런 처량한 생각에서 아래와 같은 작문을 지었다.
3.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
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.
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
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
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.
4. 어떤 돌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 보는 것만
같아서 이런 시는 그만 찢어 버리고 싶더라.
'기타 시인의 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프란체스카 도너 리, 연서 (0) | 2023.10.24 |
|---|---|
| 장이지,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(0) | 2023.10.22 |
| 정호승, 미안하다 (0) | 2023.10.19 |
| 황인찬, 오수 (1) | 2023.10.18 |
| 다니카와 슌타로, 20억 광년의 고독 (1) | 2023.10.17 |